온라인 미술품 공동구매 시장 현황

2018년 10월 30일 아트앤가이드에서 국내 최초로 김환기 화백의 <산월>을 공동구매한 이후 현재까지 투게더펀딩의 ‘아트투게더’, ‘프로라타아트’, ‘아트블록’, ‘피카프로젝트’ 등 약 10개의 회사가 공동구매 시장에 뛰어들었다.

가장 최근에 문을 연 ‘피카프로젝트’(대표 송자호·성해중)는 앤디 워홀, 트레이시 에민, 키스 해링 등 주로 해외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공동구매를 진행하며 시장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2020년 3월 27일부터 4월 27일까지 한달 간 진행한 앤디 워홀의 작품 ‘Bunny’와 트레이시 에민의 네온 작품에 대해 각 4억원씩 총 8억원을 공동구매로 모금했다.

공동구매는 미술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젊은 컬렉터들을 신규로 유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피카프로젝트의 두 작품 공동구매의 경우, 구매자 총 53명 중 30~40대가 38명으로 전체 72%를 차지했고, 구매금액의 비중은 40대가 6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공동구매 비즈니스가 모두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구매 성사까지 도달하지 못해 마감 기한을 연장시키거나, 구매가 성사됐더라도 재판매가 진행되지 못한 사례 역시 발생하고 있다. 단기에 영업을 종료한 회사도 생겨나고 있어, 구매자들에 대한 보호 정책 마련이 요구된다.

미술품 공동구매 회사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엇보다도 ‘가격’이다.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 거래까지 확장해 해당 작가와 작품에 대한 가격조사가 사전에 얼마만큼 철저히 이뤄졌느냐가 관건이다. 즉 ‘재판매’가 가능할 정도로 가격 메리트가 높은 작품이어야 투자자들이 원금은 물론, 일정 정도의 수익금까지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위의 논란이 없는 출처가 확실한 작품인지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아트앤가이드의 경우 런칭 이후 총 36작품, 36억원의 공동구매를 완료했으며, 전체 작품의 30%에 해당하는 11개 작품을 재매각하여 공동소유권자에게 수익 배분을 완료했다. 재매각을 완료한 11점의 평균 수익률은 18% 정도다.

아트앤가이드는 공동소유권을 블록체인을 이용해 관리하지만, 토큰화하지 않고 원래 블록체인의 활용 목적인 공공 거래 장부로의 기능에만 집중해 부동산의 등기부등본과 같이 이용하고 있다.

100만원 단위의 메이저 공동구매 뿐 아니라 10만원 단위의 비기너 공동구매까지 진행하면서 데미 허스트의 판화, 제프 쿤스의 조각 에디션 등으로 공동구매 영역을 확장했고, 20~30대 젊은 고객의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아트앤가이드는 현재까지 1,500명 이상이 공동구매에 참여했으며, 인당 구매액은 약 240만원으로 집계된다. 대부분 한번도 작품을 구매해보지 않은 연봉 소득자나 은퇴를 준비하는 자산가, 사회초년생으로 구성돼 있다. 고객들은 공동구매를 통해 재테크에 대한 관심을 미술품 구매로 연결하면서 작가와 작품에 대해 학습하고, 미술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늘리고 있다.

블록체인이란

블록체인은 블록에 데이터를 저장해 체인 형태로 연결해 수많은 컴퓨터에 이를 복제해서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이다. 중앙 집중형 서버에 거래기록을 보관하지 않고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기록을 보내주며, 거래 때마다 모든 거래 참여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서로 대조함으로써 데이터 위조나 변조를 방지한다.

이런 이유로 블록체인은 ‘공공 거래장부’라 불리운다.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모든 사용자가 함께 거래장부를 관리하고 새로운 거래가 생기면 기존의 기록을 수정하거나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 기록을 한다. 최근 거래 내역을 기록하면 새로 만든 장부는 모든 사용자가 다시 나눠 갖는다. 이런 작업은 10분에 한번씩 반복하며, 10분에 한번씩 만드는 기록을 ‘블록(Block)’ 이라고 부른다. 블록체인은 이렇게 작성된 블록이 모인 거래장부 전체를 말한다.

예를 들어 부동산을 거래하는 경우 부동산 거래와 관련한 모든 내용은 국가에서 관리하게 된다. 바로 등기부등본이다. 등기부등본에는 기존에 거래가 이루어졌던 모든 내용과 담보 설정같은 소유권 관련 내용들이 모두 기록되어 있다.

만약, 해커가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해킹하여 소유권을 위변조하게 되면 사회적으로 엄청난 혼란이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부동산 거래내용을 블록체인으로 관리하게 되면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가 데이터를 관리하게 되고 해커가 소유권을 위변조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으로 연결된 모든 사용자의 기록을 과반수 이상 변경해야 한다. 그것도 아주 짧은 시간 내에 이루어져야 위변조가 가능해진다. 이더리움의 경우 13,000대의 컴퓨터에 동시에 기록을 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 현실적으로 위변조는 불가능하다.